스튜디오바톤

기획자가 개입할수록 디자인이 노잼이 되는 상황들

거칠게 구분하면 기획자는 말과 글이 주 무기인 사람이고 디자이너는 일단 손을 움직여봐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 보통은 말에 강한 기획자가 상대적 영향력을 가지기가 쉽다. 기획자의 직급이 더 높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고. 그리고 논의 자리에서 기획자가 그럴 듯한 피드백을 던지고 디자이너가 그것을 수용했다 해도 결국 그 피드백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디자이너가 손을 움직여 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기획자가 너무 논리가 세고 말이 많으면 디자인이 노잼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그러니 기획자 입장에서는 확실해보이는 길이 있다 해도 나의 성공율이 100%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기획자..

기획자 노트 2023.03.05
논의 자리를 준비할 때 멤버 구성에 대한 감각 가지기

논의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이 꼭 와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불필요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종종 간과되곤 한다. 적어도 바톤 내부의 논의자리에는 ‘그냥’ 참석하는 멤버가 없도록 하고, 참석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 중심으로 참석하도록 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논의에 자리에 와 있지만 발언도 기록도 하지 않는 관찰자로서 누군가 앉아있다 해도, 그 사람이 관찰을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하겠다.

기획자 노트 2023.03.05
‘한 번에 0.5%씩,’의 느낌으로 일하기

잘 쓴 메일 하나, 잘 만들어진 문서 파일 하나가 전체 업무의 성과 안에서 가지는 각각의 기여도는 미미할 것이다. 한편 바톤 기획자의 업무 범위는 특정 구간에 집중되어 있는 디자인이나 개발과는 달리 최초 문의 응대부터 잔금 입금까지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있다. 그래서 기획자가 발휘하는 성과는 일상 업무의 매 순간에 0.5%, 1% 씩 조금 더 나은 시도를 아주 여러 번에 걸쳐 실행해서 전체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일상에서 기획자가 전화, 메일, 문자, 미팅, 스프레드시트 작성 등을 하는 행위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컨셉 시안을 만드는 행위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 그러니 예를 들면 메일 쓰기와 관련해서도, 그냥 그런 메일과 잘 쓰여진 메일은 작지만 분명한 격차들을 만들어낸다는 감각을 가..

기획자 노트 2023.03.05
상대방이 바쁜 상태일 수 있다고 가정하기

상대방이 나와 일을 할 때에 가급적 시간과 에너지를 덜 쓰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어떤 자료를 보낼 때에 슬라이드로 보내는 것과 스프레드시트로 보내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상대가 쉽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달지. 미팅을 갔을 때에도 도착 연락은 가급적 5분 전쯤에 하는 것이 좋다. 내가 미팅 자리의 호스트이고 5분, 1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일해야 하는 바쁜 하루를 보내는 와중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기획자 노트 2023.03.05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요청을 할 수 밖에 없을 때

때로 기획자가 너무 바빠서 충분히 확인을 하지 못한 채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 요청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는 간단히 양해를 구하면서 불가피하게 불완전한 요청을 해도 괜찮다. ‘내가 지금 이러이러해서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상의가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는 식으로. 바쁜 상황에 가끔씩 그런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이해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요청의 꼴을 다 갖추느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

기획자 노트 2023.03.04
방향성 중심 요청 vs 결과 중심 요청

기획자가 사내의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게 전달하는 요청의 성격을 구분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는 그 요청이 방향성 중심인지 결과 중심인지 여부이다. 1. 방향성 중심 요청어떤 문제가 발견되었고 기획자 스스로가 생각한 솔루션도 있지만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서 더 좋은 솔루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 문제 상황 및 기획자 본인이 생각한 솔루션을 설명한 후 혹시 더 좋은 방식이 있다면 제안해달라는 내용을 함께 전달한다. 2. 결과 중심 요청고객사의 분명한 요청 등의 이유로 인해 이미 무엇을 해야 할지가 결정되어 있는 이슈와 관련된 요청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획자가 원하는 결과만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때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그 솔루션 말고 다른 방식을 고민할 필요는 없나?'..

기획자 노트 2023.03.04
상대에 맞는 스타일로 소통하기

앞서 이야기한 고객사의 은어가 비교적 우리 중심을 지킨 채 관리해야 하는 요소인 반면, 그보다 더 바탕이 되는 각 고객사별 소통 스타일들에는 우리가 맞춤으로 대응해야 한다. 상대가 말에 강한지 글에 강한지, 메일 ・ 통화 ・ 문자 ・ 카톡 등의 채널 중 주로 사용하는 것이 무엇인지, 속도와 무드는 어떠한지에 등에 따라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고 글을 쓰는 방식도 조금씩 바꾸어서 맞추어 가며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종종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고, 한편 본인의 말이 상대에 의해 끊겨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대화 중에 필요하다면 우리도 상대의 말을 끊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탁구나 테니스와 같이 공을 주고 받는 놀이와도 비슷) 경험자가 초심자에 맞춰서 공을 넘겨주듯 말과 글..

기획자 노트 2023.03.03
고객사 담당자가 은어를 쓸 때

이따금 고객사 담당자가 미팅 자리에서 해당 분야의 은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그것이 은어라는 것을 모르고 사용하거나, 듣는 사람이 이 은어를 이해할지에 대해 주의를 깊게 기울이지 않는 경우 중 하나이다. 이때 우리가 대화를 좀 더 매끄럽게 진행시키기 위해(혹은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익숙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우리도 상대방을 따라서 그 은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그것을 대체할 수 있고 우리에게 더 자연스럽거나 보편적인 다른 표현이 있다면 대화 중에 그런 은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업계에서는 ‘워킹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바톤에서는 일상에서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표현을 해야 할 때엔 보통 ‘작동한다’거나 ‘돌아간다’를 쓴다...

기획자 노트 2023.03.03